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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금융 시장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 위에 섰다. 과거 외환위기(IMF)나 금융위기 때와는 양상이 다르다. 기업이 부도나거나 은행이 무너진 게 아니다. 서서히, 그러나 확실하게 자본이 빠져나가고 있다.
과거 위기 때마다 한국 경제의 구원 투수 역할을 했던 ‘고환율=수출 호재’ 공식은 작동을 멈췄다. 오히려 고환율은 에너지와 원자재 수입 물가를 끌어올려 서민 경제를 옥죄고, 금리 인하라는 통화 정책의 손발을 묶는 강력한 ‘족쇄’가 됐다.
더욱 뼈아픈 건 시장 참여자 심리다. 국내 증시의 지지부진한 흐름에 지친 개인 투자자는 “한국 시장에 더 이상 미래는 없다”며 릴게임뜻 짐을 싸고 있다. 이른바 ‘서학개미’의 자본 엑소더스는 환율 상승의 결과이자 동시에 원인이 돼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을 위협하고 있다. 정부는 뒤늦게 대안을 내놓고 있지만 시장 반응은 싸늘하다.
지난 11월 28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시장상황점검회 게임몰 의에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환차손보다 무서운 ‘국장 위축’
서학개미 엑소더스는 ‘진행형’
릴게임야마토 11월 한 달간 국내 개인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는 59억달러(약 8조6000억원)를 기록했다. 역대 최대치였던 10월 68억달러에 이어 두 달 연속으로 ‘60억달러급’ 매수세가 이어졌다. 통상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1350원만 넘어가도 환전 부담 탓에 해외 투자가 주춤해지는 게 과거의 상식이었다. 그러나 올해 서학개미는 다르다. 야마토통기계 환율이 장중 1471원으로 치솟으며 사실상 ‘역대급 고점’ 구간에 진입했음에도 매수 버튼을 누르는 손길은 멈추지 않았다.
이런 ‘묻지마 탈출’ 이면엔 한미 증시 간 극명한 수익률 격차와 한국 시장에 대한 깊은 불신이 있다. 11월 코스피지수는 월초 4221에서 월말 3926으로 300포인트 넘게 떨어졌다. 반도체 겨울론, 내수 부진, 좀 릴게임신천지 처럼 개선되지 않는 기업 거버넌스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한국 증시는 맥을 추지 못했다. 반면 미국 시장은 뜨거웠다.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등 기존 AI 주도주들이 견조한 실적을 바탕으로 상승세를 이었고, 여기에 IBM, 리게티컴퓨팅 등 양자컴퓨터 테마까지 가세하며 ‘기술주 랠리’를 펼쳤다.
직장인 투자자 이 모 씨(38)는 “환율이 1470원이라 나중에 1300원으로 떨어지면 환차손만 10%가 넘는다는 걸 안다”면서도 “하지만 국장에 돈을 넣어두면 기업 분할이나 유상증자 같은 오너 리스크로 반 토막 나는데, 차라리 미국 주식으로 20~30% 수익 내서 환차손 메꾸는 게 낫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는 이를 ‘생존을 위한 합리적 선택’으로 분석한다. 트럼프발 관세 전쟁,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결되지 않는 한, 고환율이라는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기대 수익률이 월등히 높은 미국으로 떠나는 흐름은 인위적으로 막을 수 없다.
시장과 싸우는 정부
환율 주범 서학개미 지목 “황당”
시장의 불안 심리를 다독여야 할 정책당국은 오히려 잇따른 말실수와 오락가락 행보로 불난 집에 기름을 부었다. 정책의 신뢰도가 바닥으로 추락하면서 정부의 메시지가 시장에 전혀 먹혀들지 않는 ‘영(令)이 서지 않는’ 상황이 연출됐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1월 말 기자간담회에서 환율 급등 원인을 설명하던 중 “젊은 투자자에게 해외 투자 이유를 물었더니 ‘쿨해서’라고 답하더라”고 언급했다. 이 발언은 반발을 불렀다. 경제 주체가 고민 끝에 내린 투자 결정을, 한 나라의 중앙은행 총재가 단순한 ‘유행’이나 ‘젊은 층의 허세’쯤으로 치부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기획재정부 대응도 도마 위에 올랐다. 구윤철 경제부총리는 11월 말 환율 브리핑에서 해외주식 양도차익 과세 강화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현재 검토하고 있지 않지만, 상황이 된다면 검토할 수 있다”며 모호한 답변을 내놨다.
‘정책은 언제든 열려 있다’는 원론적 답변이었으나, 예민해진 시장은 이를 ‘세금 인상 예고’로 받아들였다. 현재 해외주식은 연간 250만원 공제 후 22%의 양도소득세를 낸다. 대주주가 아니면 세금이 없는 국내 주식과는 차이가 크다. 여기에 세율을 더 올릴 수 있다는 시그널은 서학개미에게 혼란을 줬다.
급기야 온라인상엔 ‘해외주식 양도세 40% 인상’, ‘보유세 신설’ 등의 내용을 담은 이재명 대통령 명의 허위 담화문까지 유포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대통령실이 “명백한 허위 조작 정보”라며 법적 대응을 시사하고 기재부가 “검토한 적 없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이미 퍼진 ‘세금 공포’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감독원은 최근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을 시작으로 주요 증권사의 해외투자 영업 실태 점검에 착수했다. 금감원은 증권사의 마케팅, 환전 수수료 구조, 해외투자 관련 KPI(핵심성과지표)까지 샅샅이 들여다보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시장 반응은 싸늘하다. 환율 급등의 책임을 구조적 펀더멘털이 아닌 수급 주체에 전가한다는 비판이 거세다.
채찍보다 당근을
국장 돌아오게 할 실리 줘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올해 말 종료 예정이던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 계약을 연장하기 위한 세부 협의에 돌입했다. 두 기관은 당초 650억달러 한도로 계약을 맺었으나 지난 6~7월 환율 하락기에 사용이 멈춘 상태였다. 국민연금이 현물 시장에서 달러를 사들이는 대신 한은 보유액을 빌려 쓰게 해 환율 상승 압력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이처럼 정부가 환율 안정을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국내 자본 시장의 체질을 개선해 투자의 매력도를 높이는 ‘당근’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투자자가 국장으로 돌아오게 하려면 정부의 일관성 있는 세제나 투자 정책 지원 등 시장에 명확하게 ‘밸류업 시그널’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환율 안정을 위해 외국인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산업 경쟁력 강화가 시급하다는 조언도 뒤따른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수출 구조를 제조업 중심에서 소프트웨어, 콘텐츠 등 ‘K프로덕트’로 다변화해 고정비 부담을 줄이고 부가가치를 높이는 쪽으로 기업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박수호 기자 park.suho@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38호 (2025.12.10~12.1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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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위기 때마다 한국 경제의 구원 투수 역할을 했던 ‘고환율=수출 호재’ 공식은 작동을 멈췄다. 오히려 고환율은 에너지와 원자재 수입 물가를 끌어올려 서민 경제를 옥죄고, 금리 인하라는 통화 정책의 손발을 묶는 강력한 ‘족쇄’가 됐다.
더욱 뼈아픈 건 시장 참여자 심리다. 국내 증시의 지지부진한 흐름에 지친 개인 투자자는 “한국 시장에 더 이상 미래는 없다”며 릴게임뜻 짐을 싸고 있다. 이른바 ‘서학개미’의 자본 엑소더스는 환율 상승의 결과이자 동시에 원인이 돼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을 위협하고 있다. 정부는 뒤늦게 대안을 내놓고 있지만 시장 반응은 싸늘하다.
지난 11월 28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시장상황점검회 게임몰 의에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환차손보다 무서운 ‘국장 위축’
서학개미 엑소더스는 ‘진행형’
릴게임야마토 11월 한 달간 국내 개인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는 59억달러(약 8조6000억원)를 기록했다. 역대 최대치였던 10월 68억달러에 이어 두 달 연속으로 ‘60억달러급’ 매수세가 이어졌다. 통상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1350원만 넘어가도 환전 부담 탓에 해외 투자가 주춤해지는 게 과거의 상식이었다. 그러나 올해 서학개미는 다르다. 야마토통기계 환율이 장중 1471원으로 치솟으며 사실상 ‘역대급 고점’ 구간에 진입했음에도 매수 버튼을 누르는 손길은 멈추지 않았다.
이런 ‘묻지마 탈출’ 이면엔 한미 증시 간 극명한 수익률 격차와 한국 시장에 대한 깊은 불신이 있다. 11월 코스피지수는 월초 4221에서 월말 3926으로 300포인트 넘게 떨어졌다. 반도체 겨울론, 내수 부진, 좀 릴게임신천지 처럼 개선되지 않는 기업 거버넌스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한국 증시는 맥을 추지 못했다. 반면 미국 시장은 뜨거웠다.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등 기존 AI 주도주들이 견조한 실적을 바탕으로 상승세를 이었고, 여기에 IBM, 리게티컴퓨팅 등 양자컴퓨터 테마까지 가세하며 ‘기술주 랠리’를 펼쳤다.
직장인 투자자 이 모 씨(38)는 “환율이 1470원이라 나중에 1300원으로 떨어지면 환차손만 10%가 넘는다는 걸 안다”면서도 “하지만 국장에 돈을 넣어두면 기업 분할이나 유상증자 같은 오너 리스크로 반 토막 나는데, 차라리 미국 주식으로 20~30% 수익 내서 환차손 메꾸는 게 낫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는 이를 ‘생존을 위한 합리적 선택’으로 분석한다. 트럼프발 관세 전쟁,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결되지 않는 한, 고환율이라는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기대 수익률이 월등히 높은 미국으로 떠나는 흐름은 인위적으로 막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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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1월 말 기자간담회에서 환율 급등 원인을 설명하던 중 “젊은 투자자에게 해외 투자 이유를 물었더니 ‘쿨해서’라고 답하더라”고 언급했다. 이 발언은 반발을 불렀다. 경제 주체가 고민 끝에 내린 투자 결정을, 한 나라의 중앙은행 총재가 단순한 ‘유행’이나 ‘젊은 층의 허세’쯤으로 치부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기획재정부 대응도 도마 위에 올랐다. 구윤철 경제부총리는 11월 말 환율 브리핑에서 해외주식 양도차익 과세 강화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현재 검토하고 있지 않지만, 상황이 된다면 검토할 수 있다”며 모호한 답변을 내놨다.
‘정책은 언제든 열려 있다’는 원론적 답변이었으나, 예민해진 시장은 이를 ‘세금 인상 예고’로 받아들였다. 현재 해외주식은 연간 250만원 공제 후 22%의 양도소득세를 낸다. 대주주가 아니면 세금이 없는 국내 주식과는 차이가 크다. 여기에 세율을 더 올릴 수 있다는 시그널은 서학개미에게 혼란을 줬다.
급기야 온라인상엔 ‘해외주식 양도세 40% 인상’, ‘보유세 신설’ 등의 내용을 담은 이재명 대통령 명의 허위 담화문까지 유포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대통령실이 “명백한 허위 조작 정보”라며 법적 대응을 시사하고 기재부가 “검토한 적 없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이미 퍼진 ‘세금 공포’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감독원은 최근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을 시작으로 주요 증권사의 해외투자 영업 실태 점검에 착수했다. 금감원은 증권사의 마케팅, 환전 수수료 구조, 해외투자 관련 KPI(핵심성과지표)까지 샅샅이 들여다보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시장 반응은 싸늘하다. 환율 급등의 책임을 구조적 펀더멘털이 아닌 수급 주체에 전가한다는 비판이 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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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올해 말 종료 예정이던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 계약을 연장하기 위한 세부 협의에 돌입했다. 두 기관은 당초 650억달러 한도로 계약을 맺었으나 지난 6~7월 환율 하락기에 사용이 멈춘 상태였다. 국민연금이 현물 시장에서 달러를 사들이는 대신 한은 보유액을 빌려 쓰게 해 환율 상승 압력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이처럼 정부가 환율 안정을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국내 자본 시장의 체질을 개선해 투자의 매력도를 높이는 ‘당근’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투자자가 국장으로 돌아오게 하려면 정부의 일관성 있는 세제나 투자 정책 지원 등 시장에 명확하게 ‘밸류업 시그널’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환율 안정을 위해 외국인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산업 경쟁력 강화가 시급하다는 조언도 뒤따른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수출 구조를 제조업 중심에서 소프트웨어, 콘텐츠 등 ‘K프로덕트’로 다변화해 고정비 부담을 줄이고 부가가치를 높이는 쪽으로 기업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박수호 기자 park.suho@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38호 (2025.12.10~12.1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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