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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프로야구단 롯데 자이언츠 선수를 관리하는 재활 트레이너의 근로자성을 인정하며 트레이너에게 퇴직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대법원에서 롯데 자이언츠 트레이너의 근로자성을 인정한 첫 판례가 나온 이후 다른 구단들에서도 비슷한 소송이 진행 중이어서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민사5단독 남재현 부장판사는 재활 트레이너 A씨가 롯데 구단을 상대로 낸 임금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 A씨는 “구단이 퇴직금 1억2550만원 등을 지급하지 않았다”며 소송에 나섰는데, 법원은 “구단 측이 퇴직금 전액을 이자와 함께 지급하 1억5000만원 라”고 선고했다.
A씨는 2004년부터 2021년까지 롯데 자이언츠에서 선수단 진료를 비롯해 부상 선수 재활훈련 치료·보조, 선수별 웨이트 트레이닝 프로그램 개발 등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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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퇴근 시간 일정, 구단 지시받아…재판부 “근로자성 인정”
상여금 통상임금재판부는 A씨의 근무 시간 및 업무 수행 방식이 구단의 지휘와 감독하에 이뤄졌던 것으로 판단했다. A씨는 원정경기 등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오전 8시30분에 출근해 오후 5시30분 퇴근했다. 경기가 있는 날은 오후 1시에 출근해 오후 11시쯤 퇴근하는 등 출·퇴근 시간이 일정했다.

경기가 없는 날은 감독 등 은행대출 으로부터 일정표를 받아 그에 맞춰 일했다. 비시즌에는 선수별 훈련 장소와 방법을 조사해 보고하고, 선수 병원치료에 동행해 진료·수술 결과 보고서를 만들었다.
또 A씨는 구단의 1군, 2군, 3군에서 근무했는데 이 또한 구단에서 결정했다. A씨가 출장을 갈 경우 비용 또한 구단 직원의 재가를 받아 업무를 수행했다.
A씨 제조원가계산서 는 1년 단위로 구단 측과 계약해 일하면서 임금은 매년 일정한 수준 인상됐다. 재판부는 A씨가 업무의 전문성을 전제로 구단과 대등한 협상을 한 게 아니라 근로의 대가로 고정급을 받은 것에 가깝다고 봤다.
구단 측은 “A씨가 근로자가 아닌 독립사업자로서 재활 등의 업무를 두고 위탁계약을 맺은 관계”라고 반박했다. “재활과 같은 전문적 영역 통신판매 을 일반 사무직원으로 구성된 구단 측이 지시할 수 없다”라고도 했다.



부산지법 부산고법 건물 앞 깃발. 연합뉴스


하지만 재판부는 A씨의 근로자성을 인정했다. 남재현 부장판사는 “A씨는 매년 12월 일정한 시기에 휴식기를 가졌고, 이때에도 구단의 지도로 업무를 수행하는 등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 또한 인정된다”며 “미지급 퇴직금과 직책수당 등 총 1억255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에 대해 구단 측은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면서도 “한국야구위원회를 비롯해 다른 구단과 협의해 항소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해 대법원에서 트레이너의 근로자성을 인정하는 첫 판례가 나온 만큼 트레이너와의 고용 관계를 개인사업자가 아닌 근로자로 계약하는 방법 등도 폭넓게 검토해봐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롯데 자이언츠 트레이닝 코치(트레이너) B씨가 구단을 상대로 낸 퇴직금 청구 소송에서 B씨의 손을 들어준 원심을 확정했다. 2심 재판부는 “구단은 B씨에게 퇴직금 198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