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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린운 0 Comments 2 Views 25-10-11 15:41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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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출산·육아는 여성의 삶에 근본적이고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문제다. 그러므로 임신한 여성이 일정한 범위 내에서 자신의 몸을 임신상태로 유지하여 출산할 것인지 여부에 대하여 결정하는 것은 자신의 생활영역을 자율적으로 형성해 나가는 것에 관한 것으로서 인간의 존엄성과 자율성에 터 잡고 있는 것이다. …임신한 여성이 자신의 임신을 유지 또는 종결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스스로 선택한 인생관·사회관을 바탕으로 자신이 처한 신체적·심리적사손오공
회적·경제적 상황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한 결과를 반영하는 전인적(全人的) 결정이다.”
2019년 4월, 헌법재판소는 이같은 설명과 함께 형법 제269조1항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2020년 12월31일까지 대체입법을 마련하라고 요구했지만 국회가 관련 법률 개정을 마무리하지 못하면서 형법상 낙태죄는 효력을 잃었다온라인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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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불합치 6년 반…입법공백에 여전히 병원 전전하는 여성들
모두의 안전한 임신중지를 위한 권리보장 네트워크 소속 활동가들이 2023년 4월 서울 용산구 용산역 광장에서 낙태죄 폐지 2주년을 맞아 임신중지를 건강권에너지관련주식
으로 보장할 것을 요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임신중지는 사실상 비범죄화된 상태지만, 그 후로도 임신중지를 결정한 여성들은 극심한 혼란을 겪어왔다. 안전하게 수술받을 병원을 찾아 발품을 팔거나, 음성적인 경로로 유산유도제를 구입해 복용하는 상황이 계속됐다. 안전과 건강권을 보장받지 못한인터넷신천지
셈이다. 이재명 정부가 임신중지 약물 도입과 임신중지 법·제도 개선을 국정과제로 확정한 가운에, 여성 건강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서는 이 ‘공백’을 메우는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김동식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연구보고서 ‘입법공백 시기 여성의 임신중단 인식과 경험 연구’를 보면,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오리자날 양귀비
법불합치 결정 이후에도 여성들은 여전히 ‘안전하지 않은 임신중단’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신중단 서비스 접근에 대한 경제적·사회적 격차도 심화됐다. 처벌의 효력은 상실됐지만 법적 제도적 지원은제공되지 않았고, 낙태죄가 존재하던 시절의 임신중단에 대한 의료적 관행과 태도는 그대로 유지되면서 의료서비스가 비공식적이고 불투명해진 것.
김 선임연구위원이 2019년 4월11일부터 2024년 11월17일 사이 임신중단을 고려했거나 시행한 64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수술적 방법으로 임신중단을 하기 위해 의료기관에 방문한 487명 중 42.3%는 ‘임신중단 가능한 의료기관을 찾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응답했다. 이들 중 절반 이상(56.3%)는 2곳 이상의 의료기관에 연락하거나 직접 방문해야 했다. 3~5곳을 전전한 경우도 19.1%, 6~9곳을 방문했다는 응답도 2.1%에 달했다.
상담 거부·현금 결제 요구…“차라리 보육원 맡기라” 타박도
의료기관에서 상담이나 시술을 거부당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20.5%였고 불쾌하거나 불편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는 응답도 19.5%였다. 법적 근거가 없음에도 배우자나 연인의 동의·동행을 요구하거나, 현금 결제만 가능하다며 거부하는 경우도 있었다. 법적 근거 없이 ‘낙태는 불법’이라면서 훈계한 병원도 있었다.
한 여성은 연구진과의 심층면접에서 “병원에 전화를 했더니 상담자가 ‘차라리 낳아서 보육원에 맡기라, 낙태는 불법’이라고 말해 전화를 끊은 적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연구진은 “이는 의료기관 내에서도 임신중단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정립되지 않은 채 운영됐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방문한 의료기관에서 임신중단과 관련해 교육이나 상담을 받았다는 응답은 43.7%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심층면접에서도 대부분의 응답자가 수술 방법 정도만 일방적으로 안내받았을 뿐, 부작용이나 재임신 문제 등 중요한 정보는 전달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사후관리 역시 부족해 수술 후 상태를 확인할 검진을 권하지 않은 병원도 있었다.
수술비는 의료기관마다 제각각이었고, 현금 결제를 요구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상당수 여성들은 비용 부담을 느꼈지만, 수술을 해주는 의료기관 자체를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병원이 요구하는 비용을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
이 기간 동안 임신중지와 관련한 정보를 얻는 경로는 매우 비공식적이고 불투명한 방식으로 굳어졌다. 임신중단이 가능한 의료기관 정보를 알게 된 경로는 인터넷 포털사이트 검색(44.8%), 가족·친구·지인(26.7%) 의료기관 온·오프라인 광고(22.0%) 등으로 나타났다. 임신중지가 낙태죄로 처벌받지 않게 되면서 일견 임신중지와 관련된 정보가 자유롭게 유통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공신력 있는 정보는 여전히 부족했던 셈이다. 각자가 처한 조건에 따라 정보 접근성과 신뢰성 격차가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약물은 비공식 경로로…부작용에도 병원 못 찾아
‘모두의 안전한 임신중지를 위한 권리보장네트워크’ 활동가들이 지난달 23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유산유도제 도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권도현 기자
산부인과 처방이 아닌 비공식적 경로로 유산유도제를 구입해 복용했다가 임신중지 실패 등을 겪은 여성도 많았을 것으로 보인다. 유산유도약을 이용해 임신중단을 시도한 159명 중에서는 20.1%가 온라인 판매사이트와 SNS, 브로커 등 비공식적 경로를 통해 약물을 구매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산부인과에서 처방받지 않고 비공식적인 경로를 통해 구매한 경우 임신중단이 실패한 경우, 즉 임신이 완전히 종결되지 않은 경우가 산부인과 처방보다 2~3배 많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유산유도 효과가 있는 미소프로스톨은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다. 비공식적으로 유통되는 약물은 가짜이거나 복용량이 정확하지 않았을 수 있고, 충분한 후속조치를 받지 못했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실패율이 높았을 것이라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비공식적 경로로 유산유도제를 구했거나 산부인과가 아닌 의료기관에서 처방받은 70명 중 91.4%는 메스꺼움과 구토, 복통, 경련, 고열, 심한 출혈 등의 부작용을 경험하기도 했다. 하지만 부작용 경험자 절반 이상인 53.1%가 약물 구매 사실 노출 우려 등으로 의료기관을 방문하지 않았다. 연구진은 “입법공백 시기 임신중단을 영험한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불법성에 대한 두려움과 사회적 낙인으로 의료기관 방문을 꺼리게 됐는데 입법공백으로 개인이 필수적 의료서비스를 피하는 것은 심각한 공중보건상 위험요소”라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법적 공백이 단순한 제도 문제를 넘어 실질적으로 개인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입법공백 상황에서 의료서비스가 비공식적이고 위험한 경로로 이동하지 않도록 최소한의 의료안전망을 유지하는 조치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남지원 기자 somnia@khan.kr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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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중지는 사실상 비범죄화된 상태지만, 그 후로도 임신중지를 결정한 여성들은 극심한 혼란을 겪어왔다. 안전하게 수술받을 병원을 찾아 발품을 팔거나, 음성적인 경로로 유산유도제를 구입해 복용하는 상황이 계속됐다. 안전과 건강권을 보장받지 못한인터넷신천지
셈이다. 이재명 정부가 임신중지 약물 도입과 임신중지 법·제도 개선을 국정과제로 확정한 가운에, 여성 건강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서는 이 ‘공백’을 메우는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김동식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연구보고서 ‘입법공백 시기 여성의 임신중단 인식과 경험 연구’를 보면,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오리자날 양귀비
법불합치 결정 이후에도 여성들은 여전히 ‘안전하지 않은 임신중단’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신중단 서비스 접근에 대한 경제적·사회적 격차도 심화됐다. 처벌의 효력은 상실됐지만 법적 제도적 지원은제공되지 않았고, 낙태죄가 존재하던 시절의 임신중단에 대한 의료적 관행과 태도는 그대로 유지되면서 의료서비스가 비공식적이고 불투명해진 것.
김 선임연구위원이 2019년 4월11일부터 2024년 11월17일 사이 임신중단을 고려했거나 시행한 64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수술적 방법으로 임신중단을 하기 위해 의료기관에 방문한 487명 중 42.3%는 ‘임신중단 가능한 의료기관을 찾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응답했다. 이들 중 절반 이상(56.3%)는 2곳 이상의 의료기관에 연락하거나 직접 방문해야 했다. 3~5곳을 전전한 경우도 19.1%, 6~9곳을 방문했다는 응답도 2.1%에 달했다.
상담 거부·현금 결제 요구…“차라리 보육원 맡기라” 타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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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한 의료기관에서 임신중단과 관련해 교육이나 상담을 받았다는 응답은 43.7%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심층면접에서도 대부분의 응답자가 수술 방법 정도만 일방적으로 안내받았을 뿐, 부작용이나 재임신 문제 등 중요한 정보는 전달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사후관리 역시 부족해 수술 후 상태를 확인할 검진을 권하지 않은 병원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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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법적 공백이 단순한 제도 문제를 넘어 실질적으로 개인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입법공백 상황에서 의료서비스가 비공식적이고 위험한 경로로 이동하지 않도록 최소한의 의료안전망을 유지하는 조치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남지원 기자 somnia@khan.kr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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