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금) 호주농아축구협회 주최 환영만찬에서 왼쪽부터 크레이그 런디 연방의원,리분희 조선장애자체육협회 서기장, 정현 조선롱인축구단 단장 |
|
|
2천여명 참관, 동포들 ‘한반도깃발’ 들고 북한팀 열띤 응원
호주에서 처음으로 열린 호주-북한 농아축구 친선경기에서 30년 이상의 전통이 있는 호주팀이 창단 1년에 불과한 신생 북한팀에게 4-1로 일방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13일(토) 저녁 시드니올림픽스타디움 보조경기장(애슬레틱 센터, 5천석)에서 열린 이 경기는 현저한 실력 차이가 났다. 호주팀은 일방적인 우세로 전반 세골을 먼저 넣었고 후반전에 1골을 보태 낙승했다. 북한팀은 후반 호주팀 골키퍼의 디펜스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통해 1점을 얻었다. 북한팀 골키퍼의 선방으로 그나마 골 차이를 이 정도로 줄일 수 있었다. 북한팀은 비록 기량에서는 크게 뒤졌지만 투지와 몸을 아끼지 않는 자세로 큰 박수를 받으며 90분 동안 열심히 뛰었다.
호주농아축구협회(ADF)가 35년 창단 역사를 가진데 비해 북한농아축구팀(조선롱인축구단)은 지난해 창단됐고 올해 두 번 합숙 훈련을 한 정도로 이제 시작 단계에 있다.
|
호주농아축구단 주장 제이미 플래나간(왼쪽)과 박현철 북한농아축구단 주장이 경기 시작 전 악수를 교환했다 |
|
|
이날 경기장에는 약 2천명이 운집해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특히 시드니 한인들이 1천명 이상 참관하며 흰색 바탕에 초록색 한반도를 인쇄한 ‘한반도깃발’을 들고 열세인 북한팀을 열렬히 응원했다.
호주농아축구협회 초청으로 10일 (수) 호주 시드니에 도착한 북한팀은 4박5일의 일정을 마치고 14일(일) 호주를 출국했다. 10일(수) 시드니한인회 환영 만찬에 이어 12일(금) ADF 초청 환영식(리드컴 웨스텔라 르네상스) 등 행사에 참석했다. 이 행사에서 레이몬드 유난 ADF 회장이 환영사를 통해 북한팀을 환영하며 사상 최초인 호주-북한 농아축구 친선 경기의 의미를 설명했다. 호주 정부를 대표한 크레이그 런디 연방하윈의원(자유당)은 환영사를 통해 “내 세 딸 중 막내(수지)도 농아이기에 어려움을 잘 알고 있으며 그들에게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선수들을 격려한 뒤 “이번 친선 경기는 정치를 떠나 양국간의 순수한 장애인 스포츠 교류와 우호 증진의 기회가 될 것이다. 이 대회가 지속되기를 바라며 북한의 초청으로 내년 호주팀이 북한에서 경기를 갖는다면 더욱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농아축구단의 정현 단장은 13일 경기 시작 전 인사말을 통해 “호주와 북한의 장애인 체육 교류를 활성화하겠다”라고 말했다.
|
‘조선 롱인 축구단을 환영합니다’란 플랭카드를 내걸고 한반도기를 흔들며 많은 동포들이 북한팀을 응원했다 |
|
|
10일 한인회관에 이어 12일 환영식과 13일 경기 중반 하프타임에 네손가락의 피아니스트 이희아씨와 휭체어를 탄 비올라 연주자 신종호 교수가 멋지고 감동적인 연주로 갈채를 받았다. 이씨는 클래식 연주곡에 이어 아리랑과 호주인 애창곡 워칭마틸다를 연주해 감동을 선사했다.
이번 북한농아 축구단의 방호는 지난 2008년 1월 켄버라의 북한 대사관 철수 후 호주 정부가 북한 여권 소지자에게 처음으로 비자를 발급한 것으로 향후 호주-북한 관계 개선의 물꼬를 튼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런 배경에서 북한은 고위급인 리분희 조선장애자체육협회 서기장을 함께 파견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농아축구단에 1월 초 북한팀은 AFC 아시안컵 축구대회 참석 차 호주를 방문한다.
(고직순 기자 editor@koreatimes.com.au)